Living Days 2011. 12. 28. 23:09 posted by 酒-peter

養 (羊+食, feed)

옛날에는 무엇인가를 기른다는 것은 아마도 저 글자처럼 섭식을 위해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불균형적으로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기에 동물을 키우는 행위는 어떤 섭식의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종의 동물을 애완(愛玩 )의 목적으로 키우는 것이고, 또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요즘엔 애완(愛玩 )이란 일방적인 표현이 아닌 반려(伴侶)라는 단어를 쓴다. 사람에게서 얻지 못하는 감정들을 동물에게서 대신 얻으려하는 느낌. 오히려 더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이 개나 고양이만도 못한 세상일까?"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블로그에 남기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우리집에서 키우던 프레리독을 더 이상 키우기 힘들 것 같아서 그렇다. 사회성이 강한 동물이거니와 혼자 내버려두면 문제가 생길 것 같고, 더 이상 문제를 키우고 싶지가 않아서다. 사람조차도 혼자 가두어 놓고, 군만두만 주면 어떻게 변하는지 영화에서 잘 봐왔지 않은가. 동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한다.
다른 집에 분양하는 것도 무책임한 느낌이 들고, 죽이자니 내가 짐승이라도 하나의 생명인데 그것을 주고 뺏을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고...이왕 무책임하게 분양하는 것, 프레리독을 키우는 집에 분양하면 낫겠지 싶다. 또한 나라는 주제는 내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 현재 환경탓도 있고, 또 무엇보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곁에 있으면 귀찮아하기 시작하는 성격탓이기도 하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무엇인가를 키운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분갈이 하던 어머니 옆에서 양파처럼 생긴 난을 보고 심어서 내 방에 두고 키우면서 죽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꽃을 피웠을 때 생명의 강함과 경이로움을 느꼈었다. 적어도 나의 부모님은 뭔가 키울 자격이 있는 것 같음에도 그들의 자식인 나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이 녀석을 어떻게 입양을 시켜야 한다. 사람만 보면 환장하고 달려들고, 개도 아닌 주제에 꼬리도 흔들고, 짖기까지 하는 이 녀석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든다. 사실 보내고 싶은 마음보다 죽을때까지 돌봐주고 싶지만,아직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을 난 잘 모를 뿐더러 짐승인 주제에 사람노릇하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사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니 그냥 입양시키는 쪽이 서로에게 제일 좋은 방법일듯 하다.
다음 번에 다시 키울 수 있는 조건이 되면 반드시 키워보고 싶은 동물이다. 초식동물이기에 대충 사람먹는 풀떼기 조금씩 떼어주면 되고, 무리지어 사회를 만들어가는 동물이기에 사람과의 교감도 잘 만들어지는 것 같고, 무엇보다 냄새가 안난다. 물론 오줌냄새야 조금 나지만, 본능적으로 야생에서 화장실을 따로 만들어 살던 녀석이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털 날림만 좀 주의하면 되니까..
어머니께서 남동생, 제수씨, 조카 모두 쥐띠니까 올해 나가면 누구에게 주라 하시는데...어머니도 어머닌게 참 별걸 다 갖다 붙이시는구려...
추가적으로 또 한마디 덧 붙이자면, 화분도 몇 개 관리하고 싶지만, 우리 부모님의 욕심을 보면 그닥......나중에 몰래 할테다...


'Living Day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파카 월드에서의 음료판매  (0) 2018.05.19
급작스런 약속  (0) 2018.05.16
살아간다는 것이란 그렇게 대간한 것인게비다..  (2) 2011.12.28
형....고마워요...  (2) 2011.11.21
장한가 정리  (0) 2011.09.23
하루  (0) 2011.09.18
日暮途遠  (0) 2011.09.17
森高千里 - 道  (0) 2011.06.21
森高千里 - アローン  (0) 2011.06.20
2007년 1월 14일  (0) 2011.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