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런 약속

Living Days 2018. 5. 16. 16:59 posted by 酒-peter

친구의 급작스런 저녁 약속에 부지런히 간 곳은 역삼역.

익숙한 출구로 나오자, 지난 기억에 갑자기 가슴 한 켠에서 솟아오르는 적개심.

여러가지 표현이 있겠지만, '적개심'이라는 단어가 제일 적절하다.

이 감정이 생긴 것은 전 직장에서의 일이다.

당시 회사는 스마트폰 앱 제어 방식의 무인물품보관함 업체였다.

회사에 입사할 무렵에 이미 GS 리테일 충정지역에 OBT가 결정된 후였고, 입사 후 대전 지역에 한 개소, 청주 대학가 앞에 한 개소를 설치해서 운영까지 직접 관리했다.

문제는 이 OBT가 1년 계약이었기 때문에, 역삼역에 있는 GS리테일 본사에 두 차례 방문하여 미팅을 하였다.

전국적으로 확산하는데에 있어서의 비용부담이나 수익분할 등의 논의였는데, 이런 것들은 대기업 수준에서 자금과 생산능력 등의 인프가 없는 조그만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서진전시킬 수 있는 범위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후 결국 철거할 수 밖에 없었으며, 거기서 끝이었으면 좋았었다.

이 일이 있은 몇달 후 ebay쪽에서 연락이 와서 우리 제품을 모델로 사업을 준비 중이었다.

약 4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우린 개발에 지원했던 제품을 수거했고, ebay쪽에서 입찰을 할 예정이니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입찰에 참가했으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으로 탈락.

(적격심사제에서 가격이 큰 문제라는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냥 아삼육이 있었겠지....)

ebay의 태도에 있어서도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넘길 수 있었다.

이전에도 대기업과의 CBT도 몇차례 있었으니까...

문제는 ebay의 물품보관함이 GS25 편의점에 설치되기 시작한 것, 그것이 나의 적개심이 발생된 원인이었다.

세상살이 그런 것인데 내가 아둔한 것인지 이성과 감성을 분간 못하는 천치인지 모르겠다.

여튼 간만에 지난 일에 대해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저녁 약속이라 즐거웠다.

이런 생각의 정리만으로도 지난 일에 대한 묵은 감정은 없어졌으면 그것만으로도 좀 낫지 않을까...?



당시 GS리테일과 OBT할 무렵 GS와 특수관계였던 학교 은사님과 남산 산책할 때가 있었는데, 말씀을 드릴까 하다가 나중에 잘되면 감사인사나 드려야겠다 생각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은 것이 바보짓이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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