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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마도 12살때 쯤이었을 것이다. 우리집의 작은 방에는 언제나 우리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그 세번째 그 방의 주인이 바로 내게 TOTO를 알려준 사람이다. 처음 이사오던 날, 학교의 후배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함께 와서 이삿짐을 날랐고, 난 그것을 구경하다고 우연히 테잎 하나를 발견했다. 파란색의 타이틀과 곡 순서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궁금함에 들어보고 싶었던 나는 흔쾌히 허락을 받고 들었다. 그때 들었던 것이 Africa라는 곡이었다. 그것이 나와 토토와 그 형과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 형 덕분에 김기덕 씨가 진행하는 2시의 데이트를 들으면서 점차 팝송을 알게 되고, 조금씩 음악의 장르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그 1년 남짓한 기간이 지난 후 그 형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내가 중학생일지라도 나의 3명의 동생들은 여전히 어린아이들일 뿐 꼬마들의 싸움으로 시끌벅적한 집안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어렸을 때 들었던 팝송 덕분인진 몰라도 영어학습능력은 매우 빠른 편이었다. 단어를 읽고, 외우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만약 내가 누나나 형이 있었다면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을텐데, 학교의 수업이 공부의 전부인줄 알았던 나는 시험공부가 뭔지도 몰랐고, 수업이 끝나면 놀기 바빴다. 물론 TOTO의 테잎과 LP를 사러 돌아다니던 시기이기도 했고.....1989년에서 1990년으로 넘어가던 시기가 라이센스 음반에서 직배음반으로 전환되던 시기였다. 또한 CD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고. 따라서 기존의 음반들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나는 부랴부랴 구하러 다니기 바빴다. 지구레코드=CBS, 오아시스=WB, 서울음반=여러 개의 음반사와 계약..자세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지구레코드는 초록색의 카셋트 테잎 케이스, 오아시스는 은색의 케이스였던 기억이있다. 서울음반은 하늘색의 테잎 케이스가 있었다. 집 앞의 서점엔 많진 않았지만, 간간히 카셋테잎이 있었고 2500원 정도의 돈으로 난 하나씩 사모으기 시작했다. 정말 순진하고 풋풋한 시절이었음을 스스로도 참 웃음이 나오던 재밌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내가 중학교 3학년즈음이 되었을때 이사간 형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다. 덕분에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것이 그 형과의 마지막이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즈음엔 가장 유명한 음반인 TOTO IV LP판이 자취를 감추고 구할 수 없던 시기였기에 좌절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같은 반의 친구집에 가서 그 엘범을 봤을때의 감동이란 이루어 말 할수 없다. 그 녀석의 아버지가 음악광이셔서 그 녀석 덕분에 제법 많은 음반을 구경할 수 있었다. 특히 TOTO의 음반은 언제나 나의 관심사였다. 물론 TOTO의 Isolation과 Farenheit엘범을 나의 첫사랑과 그녀의 오빠에게 선물로 주었지만, 또 다시 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교보문고에 인테리어 디스플레이의 하나도 TOTO의 Picture Disc를 보았으므로 방향을 급히 수정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도 결국 Rare Item 한 방이 큰 힘을 발휘하듯이 나의 TOTO Colletion에 이 레어아이템은 나의 목표가 되었다. 역시나 레어 아이템 답게도 여전히 구하질 못하고, 언젠가 일본 아마존에서 본 TOTO LP Sleeve CD를 구매하려 하였으나 순식간에 품절. 왜 일본에만 토토가 100회의 공연을 했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스티브는 우리에게 자신의 눈물을 주고 갔다.. I'm winner!) 덕분에 우리나라에 수입된 Collection 엘범을 샀지만, 젠장...Inner Booklet이 없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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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를 통해 우연히 그 형이 효성에 입사한 것을 알게 되었지만, 대기업에서 사람 하나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지금은 이직을 했을지도 모르므로 인연이 닿으면 만나겠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여전히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열망은 강하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이 나의 전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아마도 내가 장남이고, 줄줄이 동생들 덕분에 모정결핍의 반작용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여성의 가슴에 집착하는 나는 그럴 가능성이 스스로도 굉장히 크다고 자각하고 있다.
  이번 공연이 토토의 3번째 한국공연 이었고, 토토란 이름으로 지금까지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Steve가 chapter란 표현을 썼는데, 자신도 기약할 수 없는 마지막이란 의미를 담지 않았나 싶다. 내 생각에는 정식적인 해체가 아니기 때문에 한 10년 후에는 다시 공연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 첫 공연인 1996년의 공연은 홧김에 안갔었다. 솔직히 인기 시들해지고, 정말 좋아하는 멤버인 Jeff Porcaro가 죽은 후에 온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서였다. 그리고, 25주년 기념 공연은 어찌어찌하여 가지 못했고, 이번의 공연은 엄청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야겠다는 결심을 단단히하고 갔다. 가장 좋아하는 밴드이지만, 반면으로 가장 원망스러운 밴드이기도 한 이들의 공연에 친구의 펌프질에 동하여 갈 수 밖에 없었다. 작은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이거니와 내게도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백수에게 11만원은 정말 적은 돈은 아니다.
  이 날의 첫 오프닝 곡은 Gypsy Train이었고, 이어서 Caught In The Balance, Pamela 등을 연주하고 Steve와 팬들과의 대화가 시작 되었다. 첫곡이 시작될때 안전요원들은 가이드 라인을 치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Bobby는 그걸 제지했다. 역시 Steve와 객원 베이시스트로 투어에 참여한 Leland Sklar 역시 그걸 막았다. 그리고 토토와 팬들은 서로 하나가 되어 공연을 함께 즐기기 시작했다. 나 역시 운영요원들과 안전요원들이 사진찍는 것을 제지했지만, 결국 내 스스로 공연에 몰입이 되어 사진은 뒷전이고, 노래따라 부르고, 박수치고 즐기기 바빴다. 그래서 사진이 결국 요 모양 요꼴. 좌우지간 셋 리스트는 일본과 비슷하지만, Greg의 키보드 솔로 연주할 때 i'll be over you, 그리고 Don't chain my heart 외에 몇 곡을 더 부른거 같지만,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밑의 일본 셋리트를 참고 하세요. 그리고, 중간 중간 스티브가 대화를 하면서 처음에 눈물이 흐르자 sorry라고 해서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엔 줄줄 흘리더라...아~~3번 밖에 안와본 한국에서 Brother,sister라 얘기해주고, 울어주니 그 동안의 내 마음이 너무 미안하더라. 좌우지간 Steve Lukather의 눈물이 한국인에 대한 고마움인지, 3 decades 때문인지 물라도 사람의 마음을 끝까지 찡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Bobby Kimball은 객석까지 뛰어내려오고, 그 통에 난리나고...ㅋㅋ, 베이시스트 Lee sklar는 다른 사람 솔로파트일때 디지털 캠코더로 관중석을 주~욱 찍고 있었다. 그리고, 연주자들도 서로 사진을 간간히 찍는 모습을 보았다. 아마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그랬었겠지. 덕분에 Tour Crew들과 멤버들이 마지막 곡으로 부른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에서는 Tour crew와 관객이 서로 찍기 바빴고, 오로지 TOTO멤버들은 연주에 열중했다는...프로는 역시 마지막까지 프로였다. 그리고,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신 분들을 위해 공연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아주 짧은 순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왜 짧냐고 물어보지 마세요. 즐기기 바빴었습니다. Tension Up상태였거든요...









* TOTO의 초특급 Rare Track엘범이 사라졌네요. Unreleased 곡들이 많았는데..스튜디오 데모하고..어떻게 모은건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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